콘디
정회원 · 11월 29일
겨울 달리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공기는 맑고 바람은 차갑지만, 그 속을 헤치고 달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깨어나는 느낌을 준다. 춥다고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이지만, 이때의 러닝은 의외로 많은 장점을 선물한다. 겨울은 공기가 맑아 호흡이 시원하다. 습도가 낮고 미세먼지도 적어서 들숨과 날숨의 흐름이 여름보다 훨씬 편안해진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까지 차가운 공기가 스며드는 느낌은 겨울 러너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체력과 지방 연소에도 아주 효과적이다.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뛰어도 칼로리 소모가 크고, 지구력도 점점 좋아진다. 겨울 내내 꾸준히 달려놓으면 봄부터는 매번 놀라울 만큼 가벼운 몸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겨울 달리기가 언제나 상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피곤함을 크게 느끼는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기온 차에 의한 체력 소모다. 춥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몸은 기초대사량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열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빠르게 소모되고, 같은 거리라도 훨씬 지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근육이 경직되기 쉬워 몸이 풀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따뜻해지기 전에 뛰면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을 쓰게 되고, 그만큼 피로도도 더 빨리 쌓인다. 그리고 겨울에는 해가 짧아지고 활동량도 줄어드는 시기라 신체 리듬 자체가 느린 모드로 들어간다.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강한 러닝을 하면 몸은 적응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겨울 달리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피곤함을 넘어서면 체력, 멘탈, 규칙성, 자기 관리 능력이 모두 크게 성장한다. 추위 속에서 꾸준히 달렸다는 사실은 강한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겨울을 지나 봄에 맞이하는 달리기 컨디션은 말 그대로 새로 태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피곤함은 잠깐이지만, 그 속에서 얻는 변화는 오래 남는다. 겨울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몸을 단단하게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나를 더 믿게 만드는 계절의 루틴이다. 차갑지만 맑은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그 순간이 결국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